[기자수첩]세계 최고 ICT 강국

박지성기자
박지성기자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의료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진단키트와 드라이브스루 같은 혁신 아이디어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했다면 ICT는 원격수업과 원격회의 등 최소한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유지에 기여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서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고 ICT 역량과 인프라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옛 정보통신부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기치 아래 통신 인프라 확산에 매진했다.

1995년부터 초고속 국가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공공 수요 창출을 주도했고, 통신사 독점을 견제하면서 통신 사업권에 대응한 망 구축 의무를 부과했다.

이는 통신사업자의 신기술 경쟁과 맞물리며 설비 기반 경쟁을 유도했고,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후 동남아시아 등 개발 국가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ICT 발전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글로벌 국가에 이른바 규제 표준과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확산을 넘어 더욱 큰 자신감으로 망 이용대가 공정성에 대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했으면 한다. 세계에서 이례적으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인 페이스북을 제재했다. 넷플릭스를 상대로도 망이용대가 분쟁을 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제정한 망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글로벌CP를 보유한 강대국의 벽이 거대해 보인다 하더라도 위축될 것은 없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규제 논리를 개발한다면 돌파가 가능하고, 글로벌 규제 당국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협력 체계 구축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초연결 인프라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의 ICT를 배워 갔다. 이제까지 인프라 구축과 확산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인프라의 공정한 활용에 대해서도 혁신 아이디어로 새로운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