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정보통신기술(ICT) 공약에서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 산업 육성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경제 위기를 신산업으로 극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약 대다수가 이미 발표한 바 있는데다 재원 확보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아 실효성 지적도 일고 있다.
각 당별 눈에 띠는 '미래 성장' 공약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AI 퍼스트 무버, SW 강국'을 주창했다. 이를 위해 AI 기술 정책〃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기구와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한다. SW와 AI 교육 확산을 위해 전국 지역주민센터 단위로 'SW·AI 복지사 제도 도입'도 내걸었다. 또 2022년까지 10인 이상 중소제조업체에 스마트공장 3만개를 보급하고, 드론택배·택시 등을 2023년부터 상용화한다. 민간기업과 협력해 AR·VR 기술 기반 교육을 할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학교도 조성한다.
미래통합당은 AI, 빅데이터, 드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기업 500개를 발굴을 목표로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일자리 특별법으로 100만개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민생당은 5G 강국을 완성하고 6G 시장 선도를 내걸었다. 실내 5G 음영 지역을 해소하기 위해 인빌딩 구축을 지원하고 5G 투자세액 공제 일몰도 연장한다. 이 외에 미세먼지 대응 일환으로, VR 체육관 보급도 약속했다.
국민의당은 타다금지법 폐기 등 규제혁신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규제비용 총량제,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등을 도입해 기업 주도 혁신성장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사회부총리를 폐지하고 산업부총리를 신설하는 거버넌스 개편 밑그림도 그렸다. 또 '블록체인형' 전자정부를 구축해 2030년까지 공무원 2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기 벤처 분야 정책도 여야 불문하고 '신산업'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확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주당은 'K-유니콘 프로젝트'를 가동해 2022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을 3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현 정부 목표인 20개 보다 10곳을 더 확대한 공격적인 목표치다. 통합당은 규제 개혁을 앞세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벤처기업의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3개월로 확대해 주 52시간제 부작용을 보완한다.
벤처 투자 활성화 공약도 각양각색이다. 민주당은 모태펀드에 1조원 이상 투입 및 벤처투자액 연간 5조원 달성을, 통합당은 일반 지주회사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소유 허용 등을 각각 앞세웠다.
통신요금 관련해서는 단골 공약인 '통신비 직접 인하' 비중은 낮아졌지만 20대 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어 '재탕 공약'이라는 지적이다.
가계통신비 절감 공약으로 민주당은 '공공 무료 와이파이'를, 통합당은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를 각각 내세웠다. 공공 와이파이는 데이터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모든 국민이 보편적 통신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다. 통합당의 경우 그간 세수감소 논란으로 수차례 좌초된 바 있는 통신비 연말정산 소득공제 제도도 다시 꺼내들었다. 정의당은 가계통신비 완화를 위한 5G 맞춤형 보편요금제 도입, 망 중립성 원칙 법제화 등을 공약했다.
ICT·중기 벤처 분야 공약이 쏟아져 나왔으나 각 당별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ICT 전문가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20대 총선에서는 비례 1번에 ICT·과학기술 출신 여성 인사들이 포진했지만 이번에는 후순위로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의원 중에서 AI 시대에 대응할만한 전문가가 드문 상황에서 세밀한 정책이 뒷받침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과연 21대 국회에서 과방위가 어떻게 꾸려질지도 업계는 걱정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팀=조정형(팀장) 강우성·박지성·성현희·송혜영·안영국·안호천기자 polic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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