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업계 실적 희비, KT&G '웃고'-필립모리스·BAT '주춤'

담배업계 실적 희비, KT&G '웃고'-필립모리스·BAT '주춤'

담배업체 간 실적이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두고 엇갈렸다.

전자담배와 함께 일반 궐련 담배 시장 확대에도 고삐는 늦추지 않은 KT&G는 호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전자담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해 온 외국계 담배회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트렌드 변화에 따른 과도기

15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9632억원, 영업이익 1조38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99%, 10.11% 증가하며 안정된 실적을 나타냈다.

KT&G의 호실적에는 궐련 담배와 전자담배 시장의 고른 성장세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내 궐련담배 총수요는 639억개비로 전년 대비 2%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KT&G의 궐련 판매량은 406억개비로 전년(404억 개비) 대비 0.5% 증가했고 지난해 전체 궐련 시장 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63.5%를 기록했다.

전체 권련 시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KT&G는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KT&G는 궐련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궐련 담배 시장 트렌드인 '냄새 저감·저자극'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KT&G의 성장세는 전자담배에서도 나타났다. 2019년 누계 기준 전자담배 디바이스 '릴'과 전용 스틱 '핏'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5%, 32%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반면 앞서 전자담배를 국내에 도입한 외국계 담배 회사는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궐련형 담배 시장을 주도해 온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매출 68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53% 줄었다. 영업이익은 36.32% 감소한 442억원이다.

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궐련 담배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스틱 '히츠'의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회사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행보에 일반 담배 시장 공략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코스의 점유율마저 하락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은 약 75.9%를 기록했지만 KT&G 릴이 6.2%에서 31.3%로 약진하며 점유율을 19.4%포인트나 높였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562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판매 하락에 매출이 3.23% 하락했고 전년(적자 7억)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하지만 퇴직급여 증가로 인한 일회성 요인이 작용해 전체적으로 직전 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는 평가다.

BAT코리아는 올해 2개의 캡슐을 적용한 '던힐 파인컷 더블캡슐' 2종을 출시하며 궐련 담배 시장 공략과 하반기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로 두가지 시장 공략 모두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에 집중한 나머지 궐련 담배 시장 공략을 소홀히 한 점에 따라 업체 간 실적이 갈렸다”이라며 “이같은 현상에는 정부의 규제,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