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70년간 마약류로 분류돼 사용이 금지됐던 '헴프(HEMP·대마)'가 바이오소재산업의 효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규제자유특구 최종안건에 선정돼 산업화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
경상북도는 중기부가 주관하는 규제자유특구에 제출할 '경북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 계획을 공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중기부 주관으로 4월 말부터 열리는 분과위원회 최종안건 5개 중 하나로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가 선정됨에 따라 대마를 활용한 사업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내달 13일까지 계획 공고를 하고, 오는 29일 주민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지역혁신협의회를 통해 세부 사업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동에 들어설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는 헴프를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헴프는 현행법상 마약류로 분류돼 원천적으로 국내 유통이 금지돼 있어 헴프에 포함된 성분을 활용한 산업화가 불가능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헴프에서 추출한 칸나비노이드(CBD) 소재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가 활발하다.
중국과 이스라엘은 대마 산업화 특구를 조성, CBD 소재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은 윈난성 일대를 대마산업특구로 지정, 세계 CBD 소재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해외 주요 국가가 주로 의약품과 화장품, 건축, 자동차 분야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규제자유특구는 헴프 재배 및 제조,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헴프를 이용해 CBD 소재를 추출, 이를 활용한 화장품과 식품 등의 시제품을 생산해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아울러 국민보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고안전·고신뢰 헴프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무엇보다 마약류라는 기존 인식을 바꾸기 위해 스마트팜과 바이오소재 추출기술을 이용해 헴프 산업화 가능성을 시험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고정밀 바이오기술을 활용해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CBD 소재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헴프 산업화에 국내 20여개 주요 바이오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규제자유특구가 성사되면 고부가가치 농생명자원을 생산하는 스마트팜 기업 및 바이오소재 기업 집적화를 통해 경북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