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증시, 빠르지 않아도 완만한 회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포스트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시스템 리스크로 인한 시장 침체가 아닌 만큼 증시 반등과 경기 회복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 지가 관건이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과 저유가 기조로 상반기는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1분기 이후 2분기부터 회복을 기대했으나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쳤다. 2분기에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연간 기준으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증시는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 심리로 최근 지속 상승하고 있다. 주가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코스피는 고점에서 저점을 찍은 낙폭의 5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제 시장은 추가 하락이 언제 얼마나 큰 폭으로 발생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유익선 한화자산운용 솔루션사업본부 투자전략팀장은 “한화자산운용 내부 리스크 지표인 RSI(Risk Sentiment Index)가 최근 금융위기(60.04)를 넘어선 63.12까지 올라갔으나 지난주부터 완만하게 내려오고 있다”며 “2분기까지 시장 변동성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다가 3분기부터 유동성 효과와 기술적 침체로 점진적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시가 V자 반등을 했을 때도 10% 수준 조정이 있었다”며 “유가가 상승폭이 제한적인 상황이고 경기 재개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증시 상승 속도가 과거처럼 빠르기 힘들고 조정 가능성도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악화와 유동성 문제로 글로벌 크레딧 시장 리스크가 상존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각국 정부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연준이 제로금리 수준으로 금리까지 인하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펼쳤지만 여전히 상황이 불투명하다.

특히 미국 에너지, 소비 관련 업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익이 감소하면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져 신용등급이 강등되므로 크레딧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당장 항공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강등과 회사채 발행 연기 등 이상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연준이 회사채 매입 대상이 아닌 하이일드 채권과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매입하면서 미국 기업의 신용위험은 낮아지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각 기관이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 편차가 커서 각 전망치에 주목하기보다는 실물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보인다”며 “한국은 1·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떨어지고 3분기 이후 회복한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그 크기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고 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