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 압승…시민당 더해 '과반' 유력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운데) <연합뉴스>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운데)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을 포함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원내 1당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부터 이번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를 연거푸 이기면서 정국 주도권을 확고히 했다.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반격을 시도했지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민주당은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55곳에서 당선·우세를 보이며 원내 1당을 사수했다(15일 23시 기준). 통합당은 93개 지역에서 당선·우세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예상 확보 의석을 합치면 최대 170곳 이상도 가능하다. 통합당은 비례정당을 더하면 110석 안팎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승부처로 꼽힌 서울과 경기에서 선전하며 승기를 잡았다.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당에 빼앗긴 호남 지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통합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강세를 유지했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123석, 122석의 1석 차이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기울었다. 이날 투표율(잠정)은 66.2%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 오후 6시 15분에 발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방송 3사 공동출구조사(MBC 발표 기준)'에서도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153~170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됐다. 통합당은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을 더해 116~133석이 예상됐다.

민주당이 시민당 비례 의석을 포함해 153석을 넘는 의석을 확보하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다 의석 기록을 세운다. 종전 최다 의석 기록은 18대 총선 한나라당의 153석이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역전극을 시작으로 19대 대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21대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승을 달렸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장기 집권의 서막이 열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호남 지역 민심을 되찾은 것도 긍정적이다.

여당 승리로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국정은 탄력을 받게 됐다. 당장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긴급재난지원금 2차 추가경정예산안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민주당은 이번 승리의 분위기를 2년 뒤 대선까지 이끄는데 유리한 기반을 다졌다.

4연패 늪에 빠진 통합당은 이번 패배가 뼈아프다. 문재인 정부 정책 실패를 강조하며 공세를 펼쳤지만 투표 결과 표심은 '정권 지지'에 더 많은 손을 들어줬다.

통합당은 지난해 의석수 열세로 인해 범진보연대 4+1 협의체의 패스트랙 처리 강행을 저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선 원내 1당 탈환이 중요했다.

통합당은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보수당과 통합하고 당 쇄신의 모습도 보였지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총선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단순히 통합당의 패배를 넘어 보수 진영이 진보 단일 정당에 패배한 형국이 됐다. 당장 당내 지도부 책임을 둘러싼 내홍이 예상된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흔들리고 후보 공천을 둘러싼 불만이 다시 터져 나오면서 통합 지도부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거대 양당에 맞선 이른바 '제3지대'도 온전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민생당 2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이 예상된다. 거대 양당 대결 정치의 종식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같은 의미 있는 세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다만 결과가 늦게 나오는 비례대표가 변수다. 총 47석의 비례대표는 이번 총선부터 준연동형비례제가 도입되면서 최종 결과를 16일 오후에나 알 수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만 내세운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의 향방도 이때 가서야 알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여야의 표정과 제3지대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방송 3사 공동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주식회사 3개 조사기관이 수행했다.

총선기획팀=조정형(팀장) 강우성·박지성·성현희·송혜영·안영국·안호천기자 polic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