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은행·증권·보험사에 회사채 담보 10조원 대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증권사·보험사에 일반기업이 발행한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해 주는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를 신설했다.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우량 회사채(신용등급 AA- 이상)를 담보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 최대 10조원을 대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를 신설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새 대출제도는 내달 4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10조원 한도 내에서 운용한다. 단, 금융시장 상황과 한도소진 상황 등에 따라 연장 및 증액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대출 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적격 회사채를 담보로 맡기면 담보물의 인정가액 범위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기성 여신제도'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출금리는 비슷한 만기(182일)의 통화안정증권 금리에 0.85%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정해졌다. 14일 기준으로 연 1.54% 수준이다.

증권사의 경우 △한은 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기관 △국채전문딜러(PD) 등 총 15개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이 대상이다.

보험사는 한은과 당좌거래 약정을 체결하고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 경우 대출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한은이 은행이 아닌 일반 증권사나 보험사를 상대로 대출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대출 담보로 회사채를 받아주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일반기업, 은행 및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크게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장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