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탱커선(VLCC). [사진= 현대삼호중공업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2004/1293227_20200419133821_462_0001.jpg)
우리나라 조선업이 높아진 세계 탱커선 발주 비중에도 더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저유가로 원유나 정제품을 비축하려는 수요는 늘었지만, 세계 경기 둔화로 노후화된 폐선을 탱커선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시황이 개선돼야 본격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세계 누계 선박발주는 160만CGT로 작년 동기 대비 67.4% 급감했다. 이 기간 탱커선 발주는 30% 감소에 그친 반면에 비중은 절반에 육박하는 4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각각 78%, 48% 급감한 것과 대비된다.
탱커선은 원유나 석유제품(PC선)을 운반하는 선박이다. 크기에 따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나 수에즈막스 또는 아프라막스 급으로 구분된다. 탱커선은 통상 저유가 때 발주가 는다. 원유 재고를 쌓아두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국내 5개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탱커선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조선사는 올해 2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54.4% 급감한 누계 수주 1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탱커선은 탱커 4척, PC선 9척 등에 그쳤다.
이유는 시황 악화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가 크게 얼어붙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 안팎을 오가고 있지만 원유 수요 회복이 더디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내년 탱커 물동량 전망치를 2.9%로 전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췄다.
발주처들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 업황 악화와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폐선을 탱커선으로 대체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당분간 탱커선을 수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탱커선 기술력은 세계 톱(TOP)”이라면서 “시황이 본격 개선돼 신규 발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