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는 이미 수년째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CBDC 프로토타입 테스트가 이뤄진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2017년 CBDC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CBDC 가칭을 'e-크로나'로 정하고 CBDC 필요성, 가능성, 잠재 영향을 검토했다. 크로나는 스웨덴 통화다. CBDC를 검토한 이유는 현금사용 감소 때문이다. 스웨덴 소매부문 현금 결제 비중은 2010년 40%에서 2016년 15%로 떨어졌다. 지급결제 환경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CBDC 도입 장점도 있다. 민간 주도 지급결제 디지털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소수 기업이 지급서비스를 독점할 경우 경쟁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디지털화로 금융 소외자 속출, 지급결제시스템 강건성 약화와 같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CBDC로 이 같은 부작용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지급결제시스템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스웨덴 내 CBDC 논의는 2016년 말 본격화됐다. 현실화까지는 지난한 절차가 남아있다. 기술·인프라, 법적 이슈, 정책 이슈가 모두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e-크로나 프로젝트는 3단계로 추진되고 있다. 프로젝트 첫 해인 2017년에는 이론적 구상을 위한 1단계를 시행했다. e-크로나 특성과 발행 가능성, 장단점을 검토했다. CBDC 형태와 기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정립했다. 이듬해인 2018년, 이론 구상을 구체화하고 기술, 법률, 정책 관련 이슈를 분석하는 2단계를 거쳤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지난해부터 개발·실험 중심 3단계에 돌입했다.
3단계인 현재 e-크로나 프로젝트 완성도는 상당 수준 높아졌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파일럿 프로젝트 전담 부서를 지난해 신설했다. 실용화를 위한 최종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토큰 기반 e-크로나를 개발한다. e-크로나 발행 권한에 대한 법률 개정 방안도 마련한다.
올해 테스트 환경에서 e-크로나 프로토타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e-크로나 네트워크 참가기관에 CBDC를 발행한다. 참가기관은 최종 사용자에게 이를 유통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전자지갑에 e-크로나를 보유하고 모바일앱으로 지급, 입출금, 송금하는 플랫폼도 개발한다.
다만 이번 테스트가 스웨덴 CBDC 발행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테스트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CBDC 발행은 의회 결정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