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08년 금융위기만큼 집값 하락시 고령층 위험"

IMF "2008년 금융위기만큼 집값 하락시 고령층 위험"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집값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큼 하락할 경우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IMF의 한국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FSAP은 극단적인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소를 미리 발견하는 게 목표다.

IMF는 한국 금융시스템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전반적인 복원력(overall resilient)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저금리·저성장, 인구 고령화, 핀테크 발전 등에 따른 금융시장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일부 분야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가운데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국민연금도 현행 추세대로라면 2057년 쯤 기금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IMF는 “은행권의 가계부문 담보·무담보 대출에 대한 부문별 경기대응 완충자본 적립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전세 보증금의 주식투자 활용에 따른 전세제도-주식시장 간 연계성 증가 등도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밖에 IMF는 오픈뱅킹 시스템, 전자화폐가 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또 보험회사에 대한 리스크 기반 감독 강화,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건전한 이행 추진, 고령화 위기에 대응하는 추가자본 적립 계획 수립 등도 권고했다.

IMF는 정부에 대해서도 미시·거시건전성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고, 가계부채 등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추진 의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금융안정성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설정한 협의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비지주 금융그룹 감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과 불완전판매 등에 대해서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