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국내 시스템반도체 분야 스타트업·벤처기업에 설계 패키지인 플렉서블 액세스(Flexible Access)를 무료로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ARM을 12호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하고 서울대학교, 벤처기업협회 등과 온라인 영상플랫폼을 통한 전자협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자상한 기업은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 상생 프로그램, 노하우 등을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기업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네이버와 포스코, 신한금융그룹,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선정됐다. 그간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았다.
시스템반도체는 누가 먼저 칩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에 검증된 설계자산(IP)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IP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혁신적인 도전을 하는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중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RM과 개발지원 프로그램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은 향후 3년간 무상으로 플렉서블 액세스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중기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패키지 분야의 체계적인 기업 지원을 위해 서울대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유망 기업을 적극 발굴해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전주기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빅3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역량 제고를 위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빅3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전략'의 후속 지원으로 진행된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Arm을 통해 설계를 하면 향후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 회사와 협력해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서울대와 함께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한단계 더 발전 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ARM 사이먼 시거스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더인 한국과 협력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번 협업을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이 성공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인력 및 인프라 등 지원역량을 집중해 대한민국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