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면서 카드론 대출이 9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지난달 기준 4조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25.6%(8825억원) 늘어난 규모다. 1월 3조9148억원에서 2월 3조8685억원 등 3조원 후반대를 유지하다가 3월에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월 1.6%에서 2월 16.6%로 뛰어오른 데 이어 3월에는 20% 중반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경기에 자영업자나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 신용자들이 카드론 대출에 의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론은 주로 신용등급이 3∼6등급인 이들이 이용한다. 카드론은 고객 신용도에 따라 한도가 사전에 정해져 있어 은행 대출처럼 별도 심사를 받지 않고 바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따라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주로 이용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에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에서도 개인신용대출이 늘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지난달 2조2408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다르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3월 신용대출 잔액은 13조8910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9445억원이나 늘어났다. 1월 1153억원, 2월에는 3689억원 늘어났다가 3월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카드론 등 대출 증가세가 주식투자자금 목적의 대출도 일부 포함됐다는 지적도 있다. 3월에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저금리에 돈을 융통할 수 있는 카드론 등 대출로 개인투자자가 몰렸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폭락 이후 카드론 대출이 갑자기 뛰는 경향이 있어 3월에 일부 카드론 대출이 주식투자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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