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가 현실화됐다. 우리나라 1분기 경제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민간소비는 1분기 6.4% 감소해 1998년 1분기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8년 4분기 -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1분기 성장률은 1.3%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감염병 확산이 2월부터 본격화하면서 충격을 받은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4% 감소했다.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민간소비는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서비스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비스업도 2.0% 감소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운수(-12.6%),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타격이 컸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다. 수입은 광산품(원유), 자동차 등이 줄어 4.1% 감소했다. 정부소비(0.9%)와 건설투자(1.3%), 설비투자(0.2%)의 증가폭도 전기 대비 둔화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실질 GDI가 감소한 것은 구매력이 전분기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교역조건 개선 영향으로 감소폭이 GDP보다는 적었다.
문제는 2분기부터다. 코로나19 여파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타격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이후 세계 각국으로 감염병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주요 수출상대국인 미국, 유럽 등은 감염병 확산세가 늦게 시작돼 거센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수출 판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공장 '셧다운', 이동 통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수출 제조업 전반의 타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해 플러스 성장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우리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하려면 2분기 성장률이 중요하다. 크게 위축된 내수가 2분기에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인지, 또 수출 감소폭이 얼마나 클 것인지 등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하향 조정했다. 예측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