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더 폭락한 리츠, 투자분야 차별화 해야”

부동산이나 건물 등 실물자산에 투자해 얻은 임대료 수입과 배당금 등을 투자자에게 배분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여겨진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지수보다 더 크게 폭락했다. 항공, 호텔 등 업종이 코로나19로 악영향을 받으면서 리츠도 데이터센터, 통신타워 등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거나 향후 유망할 분야 위주로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23일 화상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리츠 투자 전략을 공유했다.

글로벌 리츠 시장은 지난해 평균 23.1% 수익률을 기록했다. 낮은 금리 영향으로 리츠 조달비용이 감소해서 부동산 운영실적이 견조했고 이 영향으로 임차인의 조달비용이 줄어들어 보유 물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 임대료도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지역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3월 23일 기준 -35.8% 수익률을 기록했다. 4월 들어서며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영향권을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전인 1월과 2월까지는 리츠 수익률이 글로벌 증시 수익률을 상회했으나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변동성지수(VIX)가 40을 넘어서면서 공포 심리가 반영돼 증시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박준영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팀 매니저는 “리츠는 배당 수익이 높고 안정적인 성향이 높지만 시장에 공포심리가 팽배해지자 리츠 기업이 배당을 줄이거나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안정적, 고배당 섹터 매력이 반감돼 증시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경기에 민감한 쇼핑몰, 호텔 분야 대신 온라인 소비, 재택근무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새롭게 떠오른 분야와 관련된 리츠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류창고, 데이터센터나 통신타워 등 특수 분야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공실률이나 배당 축소 이슈가 낮다고 봤다.

실제로 미국 리츠시장의 경우 산업시설과 특수형 리츠는 연초 대비 각각 0.4%, 1.3%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리츠 총 수익률이 -15.7%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다. 미국 내 호텔(-47.5%) 리테일(-36%) 부동산개발(-33.9%) 등의 분야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기준 미국 리츠 시장에서 산업시설 분야는 46.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수형 분야는 14.7%였다.

박준영 매니저는 “보통 테크리츠라고 불리는 분야를 한화자산운용 내부에서는 '아이리츠'라고 부른다”며 “향후 경기와 증시가 유(U)자 반등할 것으로 보이므로 경기지표와 코로나19 안정세를 보면서 아이리츠 비중은 높게 유지하되 경기 민감 분야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