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vs 테슬라', 진짜 수입차 '톱3'는 누구?

쉐보레와 테슬라가 지난달 나란히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고 밝혀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브랜드 별로 다른 통계 방식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쉐보레와 테슬라가 이달 초 나란히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먼저 쉐보레는 3월 전월 973대 대비 40.1% 증가한 1363대의 수입차를 판매, 국내 24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3위를 달성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쉐보레가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콜로라도.
쉐보레가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콜로라도.

쉐보레 측은 자료를 통해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4위와 3위를 기록했다”면서 “작년 11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포함된 이후 줄곧 상위 5위권을 유지하며 수입차 시장 내 브랜드 영향력을 꾸준히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테슬라도 보도자료를 내고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3월 총 2499대를 출고해 수입차 전체에서 1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3.
테슬라 전기차 모델3.

이처럼 쉐보레와 테슬라가 각자 수입차 3위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집계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쉐보레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 자료를, 테슬라는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 대수 통계를 바탕으로 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이하 카이즈유) 자료를 사용해 집계했다.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와 2위 BMW는 다른 브랜드와 판매 격차가 커 집계 방식이 다르더라도 순위에 큰 변동이 없지만, 3위부터는 통계를 집계하는 방식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KAIDA는 협회에 가입한 국내 24개 수입차 브랜드만 기준으로 집계하고, 카이즈유는 국토부 신차 등록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두 가지 통계를 비교하면 더 정확한 데이터는 카이즈유가 맞지만, 이 통계에는 직수입 차량까지 포함돼, 정확한 집계에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차종별 1위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폭스바겐은 이달 초 티구안이 3월 총 1022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월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카이즈유 통계에서는 1617대를 판매한 벤츠 E클래스가 3위를 차지했고, 티구안은 4위에 머물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자사에 유리한 통계를 사용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판매 대수나 등록 대수 집계 방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