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아모레퍼시픽그룹 1분기 영업이익이 3분의 1토막 났다.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며 매출도 대폭 줄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1% 감소한 1조2793억원, 당기순이익은 41.9% 줄어든 948억원에 그쳤다.
사업 구조 다각화로 실적 선방에 성공한 경쟁사 LG생활건강과 달리 화장품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타격을 직격으로 맞았다. 국내에선 고마진 면세점 채널 매출이 급감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1분기 영업이익은 866억원으로 전년대비 33% 줄었다. 비대면 소비에 힘입어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이 80% 이상 늘었지만, 면세·백화점·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하락했다. 국내사업 매출은 19% 감소했다.
해외 사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 특히 중국 법인의 타격으로 아시아 사업 매출이 31% 급감한 3456억원에 그쳤다.
로드숍을 운영하는 계열사 브랜드도 부진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76% 감소했다. 매출액마저 31% 줄었다. 에스트라 영업이익도 42% 감소했다. 그나마 에뛰드가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온라인 채널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디지털 체질 개선과 맞춤형 화장품 기술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매출 타격 속에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제품 출시도 지속했다. 맞춤형 3D 마스크 기술을 통해 다가올 맞춤형 화장품 시대에 '새로운 고객 경험'에 집중했다. 또 주요 면세점과 연계한 첫 콜라보 브랜드 '시예누'를 출시,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또한 '홀리추얼', '필보이드', '라보에이치' 등 신규 브랜드를 연달아 출시하며 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대비했다. 해외에서도 중국에 설화수 설린 아이크림을, 태국에 설화수 진설명작 라인을 각각 출시하며, 안티에이징 카테고리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 티몰에서의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통해 온라인 매출이 성장하고, 이니스프리는 UAE 1호점을 통해 중동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북미시장은 멀티브랜드숍 및 온라인 채널에서 라네즈, 이니스프리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해외 시장 매출 감소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채널에서의 경쟁력 확보 및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해외 판매 채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맞춤형 화장품 기술 개발, 국내외 디지털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실적 개선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