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시민연합 "방사광가속기 없으면 한전공대 설립 무의미”

호남방사광가속기 설치 촉구 범시민 연합(상임대표 이민원)은 29일 광주시청 무등홀에서 호남 방사광가속기 대책연구 발표회를 열고 방사광가속기의 호남 유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호남방사광가속기 설치 촉구 범시민 연합(상임대표 이민원)은 29일 광주시청 무등홀에서 호남 방사광가속기 대책연구 발표회를 열고 방사광가속기의 호남 유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호남방사광가속기 설치 촉구 범시민 연합(상임대표 이민원)은 29일 광주시청 무등홀에서 '호남 방사광가속기 대책연구 발표회'를 열고 방사광가속기의 호남 유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이민원 대표(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는 기조발제를 통해 “지방자치의 시대에 가속기와 같은 발전 자원이 없다는 것은 곧 지역의 재앙임을 우려하고 방사광가속기 설치는 곧 한전공대 설립 인가의 전제조건인 만큼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되지 않으면 한전공대 설립 의미는 크게 퇴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포항공대의 방사광가속기처럼 공모없이 한전공대에 설치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며 “공모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그 전제조건은 평가 기준의 합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님지역은 그동안 국가발전계획에서 소외되어 연구자원과 접근성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데 그 열악성을 들어 배정에서 소외시킨다는 논리는 악자에 대한 폭력”이라면서 “지역에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이 획기적으로 일어나고 일자리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해 국가 역시 국가균형발전을 완수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전남도 30여 농업인단체가 방사광가속기 유치계획서 제출 마감 하루 앞둔 28일 오후 도청 앞 광장에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 30여 농업인단체가 방사광가속기 유치계획서 제출 마감 하루 앞둔 28일 오후 도청 앞 광장에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전남 유치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의 최적입지를 연구 발표한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일본은 국가 균형발전과 재해 위험에 대비하여 전국에 분산시켜 배치하고 있으며 미국은 서부의 스탠포드에서 동부의 매사추세츠공대(MIT)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요 대학에 방사광가속기를 설치했고, 독일 역시 전국에 골고루 배치하여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선진국들이 균형발전을 고려하면서 주요 대학에 배치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낙후된 호남에 배치하여 때마침 설립되는 한전공대와 함께 호남발전과 국가발전을 꾀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교통사정을 감안할 때 방사광가속기의 이용자 입장에서 교통접근성 측면은 무시해도 되는 사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21대 국회의원 호남권 당선인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앞에서 대한민국에 노벨상을 안겨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호남권 당선인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앞에서 대한민국에 노벨상을 안겨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광섭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방사과가속기 사업의 평기기준은 중점 대형연구시설 구축의 심의기준을 무시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 교수는 “특히 이번 평가기준에서 지리적 여건을 부당하게 산입시켰다”면서 “배후도시까지의 거리나 배후도시의 인구를 고려하도록 하는 바 이는 일본의 사례에서 배후인구의 규모가 약9배가 차이나는 것과 비교할 때 적절한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기준의 개선책으로 향후의 발전가능성, 지역경제와 지역산업 및 연구개발 성과창출 가능성을 중시하고 특정지역에 중복되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오병기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방사광가속기 경제적 효과에 대해 “방사광가속기 관련 산업은 연간 8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 특히 전세계적 감염병 확산에 따라 신소재, 신약 개발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함에 따라 방사광가속기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책임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1조원대 방사광가속기를 호남권에 건설할 경우, 건설 2년 후 호남권 지역내총생산(GRDP)이 5조3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하지만 같은 기간에 대해 동일 기법으로 분석하면 충청권 GRDP는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호남권에 유치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일본의 소재수출 규제로 소재, 부품, 장비의 국산화가 필요해지면서 한전공대에 방사광가속기의 설치는 더욱 절실하다”면서 “호남에 산재해 있는 연구인력과 대학, 연구소 등은 방사광가속기가 없어 제대로 된 연구를 수행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지역의 낙후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