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분기 유럽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부터 시행하는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로 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다.
30일 유럽 EV세일즈에 따르면 유럽 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22만8945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전기차 판매량(12만5848대)과 비교해 45% 늘어난 수치다. 1분기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305만4703대로 전년 동기대비 26.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특히 '코로나19'가 유럽을 강태 했던 지난 3월 자동차 판매량(85만3077대)은 전년 동월 대비 51.8%나 급감했지만, 전기차는 전년 판매량(5만9741대)보다 30%(8만4349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판매량에서 테슬라 '모델3'와 르노 신형 '조에(Zoe)'가 선두권 경쟁을 벌였다. 세부적으로는 모델3(2만1225대)와 조에(2만584대)가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기록했고 폭스바겐 'e-Golf'가 1만506대로 뒤를 이었다.
모델3는 작년 1분기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16%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다수의 신차 출시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테슬라의 가파른 점유율 증가세는 주춤했다.
1분기 유럽 시장에서 국산차 중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6077대로 8위, 기아차 '니로EV'가 4366대로 14위를 차지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7위(6014대)에서 1계단 하락했고, 니로EV는 11위(3364대)에서 3계단 밀려났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건 유럽의 자동차 환경 규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EU는 2018년 12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37.5%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차량 당 CO2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2020년부터 95g/㎞으로, 2023년엔 62g/㎞, 2050년 10g/㎞으로 줄이는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한다. 완성차 업체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한 CO2 배출량과 판매량을 토대로 차량 당 95유로의 벌금을 물게 된다.
업계는 유럽의 자동차 환경규제로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56만대에서 올해 1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