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첫 진원지로 경제 직격탄을 맞은 중국이 최근 매력도 높은 해외 투자처로 다시 떠올랐다. 도시 봉쇄가 풀렸고 생산이 재개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기 힘들고 경제 성장률도 낮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등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국내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을 직구한 대표 국가 중 하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올 1분기 미국, 홍콩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4억5000만달러(약 5481억원)였으나 올 1분기 9억8000만달러(약 1조1937억원)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 증시는 글로벌 대비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중국 증시는 연초 대비 6.3% 하락하는데 그쳤다. 글로벌 증시가 최대 -22%까지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코로나19 발생 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미 증시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로 제조업 생산이 중단되는 등 경제 직격탄을 맞았지만 최근 점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신부는 기업 업무 재개율이 97.9%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2월 제조업 PMI가 35.7로 하락했지만 조업이 다시 재개하면서 3월 제조업PMI는 52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조업이 정상화되고 정부 지원책 효과로 2분기부터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해온 '제조 2025' 전략을 바탕으로 첨단제조업 투자를 더 늘리고 5G 기반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에 집중하면서 관련 분야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에쿼티팀장은 “중국 중앙정부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며 “금융업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금융기업이 더 많은 투자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IT, 헬스케어, 소비 업종의 장기 성장성은 훼손되지 않았고 중장기 관점에서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봤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의 경우 현지 중소형 병원 취약점이 코로나19로 드러나게 돼 의료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와 의료재원 재배분, 의료기기 수요 확대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정희 팀장은 “투자자 시각에서 보면 중국은 선진국 대비 뒤처진 기술을 빠르게 혁신하려는 자본투자가 크게 발생하고 밸류에이션도 하방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미국은 글로벌 리딩 국가로서 매력이 있고 중국은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더 이상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 힘든 만큼 코로나19 이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내달 21일부터 양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주로 재정 확대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회를 앞두고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
올해 중국 GDP 성장전망치가 6.0%에서 1.2%로 크게 하향 조정됐고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여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양회에서 얼마나 공격적인 정책부양안이 나오느냐에 따라 경제 정상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내달까지 중국 증시를 지켜봐야 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성장 둔화는 위안화 약세를 초래해 기업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두 배를 넘어섰는데 하락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 이 두 가지 위험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코로나19가 마무리될 하반기에 앞서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분야의 대표기업 중심으로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에 이어 5월은 중국 주식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기를 맞은 플랫폼·테크 섹터를 최선호로 제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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