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와 성균관대 실시간 원격수업 현장 가보니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N센터에서 이상구 성대 자연대 학장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온라인 세미나를 하고 있다.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N센터에서 이상구 성대 자연대 학장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온라인 세미나를 하고 있다.

“최근에 들은 연구 중 가장 흥미로운 심장 관련 연구로 느껴집니다.”

“심장 근육을 인공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실제 혈관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미국 현지에서 김현유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원의 '인공근육' 연구 발표가 끝나자 채팅창에는 한국에 있는 성균관대 교수와 대학원생의 질문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N센터에서 스탠퍼드대 연구를 듣던 이상구 성균관대 자연대 학장 또한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김 연구원은 성균관대 교수진과 박사들의 질문에 바로 답했다. 한국 연구진과 학생들은 미국에 가지 않고도 스탠퍼드대 연구 동향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성균관대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개강 이후 스탠퍼드 내 한국인 과학자 모임인 '스탠퍼드 K-바이오X'와 공동으로 2주에 한 번씩 영상 세미나를 개최한다.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UC버클리 교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창업자 등 미국에서 30여명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성균관대 바이오융합과학기술원(BICS), 생명과학과, 약학과, 융합생명공학과, 의학과, 수학과 등 생명 관련 전공 교수와 대학원생이 참여한다. 학부생도 원하면 영상 세미나를 들을 수 있다. 성균관대 교수·학생들은 개인용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장소에 상관없이 세미나에 참여한다.

1시간에 걸친 연구 발표가 끝나면 토론이 이어진다. 토론 시간은 제한이 없어 오랫동안 심도 깊은 논의가 가능하다. 실시간 영상에 참여하지 못한 이는 녹화영상으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이 학장은 “미국 세미나에 참석하려면 비행기 값, 숙소비 등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영상 세미나는 낮은 비용으로 양질의 연구 결과를 접할 있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와 스탠포드 연구진이 진행하는 영상세미나 화면
성균관대와 스탠포드 연구진이 진행하는 영상세미나 화면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이 미국의 앞선 연구결과를 빨리 공유하기 위해 세미나를 추진했다. 신 총장이 올해 초 직접 스탠퍼드대를 찾아 공동 영상 세미나를 제안해 성사됐다.

주경민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는 “미국 연구가 한국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은데, 세미나를 통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기존의 연구 방향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움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리시연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원은 “미국에선 일상적인 연구가 한국에서는 아직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선진 연구에 대한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와 스탠포드 연구진이 진행하는 영상세미나 화면
성균관대와 스탠포드 연구진이 진행하는 영상세미나 화면

리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사태가 심각해 실험실에 못 나가고 있다. 영상 세미나를 통해 한국 연구진들과 연구 결과를 공유·논의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더욱 많은 미국·한국 대학들이 영상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