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이 통계청 발표 자료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해 '전일제 환산(Full Time Equivalent: FTE) 취업자 수'를 추정 및 분석한 결과다.
박기성 교수팀이 고용동향 통계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재가공해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 수 방식의 취업자 규모를 구해본 결과, 3월 FTE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7.6% 하락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 수 전년 대비 감소율 0.7%보다 10배나 가파른 것이다. 과거 IMF 외환위기에 필적한 수준의 감소율이다. 이는 통계청 고용통계에서와 달리 코로나19가 고용동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IMF 위기 당시(-7.0%)와 비슷한 수준이다.
박 교수는 “FTE 방식 고용통계 집계 결과는 지금보다 더 과감한 민생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면서 “FTE 방식 통계와 통계청 통계의 이 같은 괴리는 경제 충격에 대한 일시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위주의 대응이 일단은 대량 실업 발생을 피하는 완충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과 외식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올해 3월 FTE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은 △도매 및 소매업 -11.2% △숙박 및 음식점업 -14.6% △교육 서비스업 -24.9%로 통계청 통계보다 2배, 많게는 4배 이상 가팔랐다.
통계청이 취업자가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FTE 취업자 수는 감소한 업종도 존재했다. 해당 업종들의 FTE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3월 기준 전년 대비 증감율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3.9%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16.8% △운수 및 창고업 -5.4%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4.3%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FTE 기준으로 봤을 때는 기존의 통계청 고용통계로 봤을 때에 비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일자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정부가 서비스업종 근로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는 통계청 방식뿐 아니라 FTE 방식 통계에서 나타난 피해 규모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TE 취업자는 노인층 일자리 역시 감소세였다. FTE 기준 3월 취업자 수 추이는 연령대별로 △60세 이상 -1.0% △50대 -8.5% △40대 -8.9% △30대 -7.5% △20대 -10.0% 순이었다. FTE 기준 취업자 증가율과 통계청 방식 취업자 증가율을 비교하면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것은 60대 이상(8.4%p)이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