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세수입이 지난해 대비 8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부진이 법인세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경기대응을 위해 지출을 늘리는 상황이라 적자 폭이 깊어져 재정건전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올해 1∼3월 국세수입은 69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5000억원 감소했다.
한 해 걷으려는 세금 목표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23.9%로 1년 전보다 2.6%포인트(P) 낮다.
지난 1∼2월은 국세가 전년 대비 2조4000억원 덜 걷힌 바 있다. 3월 한 달 동안 약 6조원이 덜 걷힌 셈이다.
특히 법인세가 13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원 줄었다. 작년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법인 실적 부진의 결과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기업실적 부진을 고려해 올해 본예산상 법인세를 작년의 79조3000억원(작년 추경 기준)보다 크게 줄어든 64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응책 하나로 법인세를 포함해 여러 세금의 납부기한을 1∼3개월 연장해준 점도 영향을 미쳤다.
3월 소득세 세수는 3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늘어났다.
따라서 3월 전체 국세수입은 2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영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3월은 법인세 세수 감소가 국세 수입 감소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되며 나머지 세목은 평년 수준”이라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3월 세외수입은 8조6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기금수입은 41조4000억원으로 5조6000억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에 세외수입·기금수입·세입세출 외 수입을 반영한 총수입은 1∼3월 119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5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164조8000억원으로 26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분은 일반회계 15조원, 특별회계 4조2000억원, 기금 7조4000억원 등이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3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45조3000억원 적자가 났다. 적자 폭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조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5조3000억원 적자였다.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30조1000억원 늘었다.
강미자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반면 국세 수입이 줄며 재정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48조9000억원, 관리재정수지는 89조4000억원 각각 적자로 예상하기에 적자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31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국고채 잔액이 7조2000억원 늘어났지만 국민주택채권 잔액은 90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