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밸류체인(GVC) 위기에 대응해 경제블록 내 지역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 기업이 원자재 공급처·수요처·국내외 생산기지 등을 재구조화하면서 GVC 변동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GVC 재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 기업 성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긍정 전망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일 한국생산관리학회와 공동 개최한 'GVC 위기 대응 민관합동 화상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제언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기존 GVC 체계 위기가 국내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GVC 재구축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산관리학회는 코로나19로 각국 정부 기능이 멈춘 상황에서 제조기업 GVC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기업차원 대응책으로 △중요 협력사 직접 관리 △협력업체 네트워크 실시간 가시성 확보 △복수·대체 공급원 확보로 공급망 복원성 강화 △경제블록 내 지역 공급망 구축 등을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AT커니는 기업 GVC 운영방식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구조화의 구체적 대상으로 △원자재 공급처 △수요처 △국내외 생산기지 △밸류체인 가시성 확보를 꼽았다. 특히 생산기지 재구조화 관련해 국내외 공장입지 재배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코로나19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GVC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국가와 기업은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과 기업성장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현 현대차 상무는 올해 초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공장이 가동 중단된 사례를 언급하며, 집중발주 위주 자재조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수급 안정성, 상시·신속한 리스크 파악, 표준화·플랫폼 공유를 통한 복원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인호 한솔섬유 전무는 자사가 운영하는 디지털 공급망 시스템을 소개했다.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디자인 △자재구매 △생산 △판매 등 밸류체인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야기된 GVC 재편 상황은 우리나라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K-방역'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소재·부품·장비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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