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이 감소 전환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개선된 덕분에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그러나 4월에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수출 충격이 반영돼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작년 3월(50억4000만달러) 대비 11억9000만달러 늘었다.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가 작년 대비 축소됐다. 다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1년전보다 13억4000만달러 줄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감소한 탓이다.
수출(464억2000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해외생산과 가공무역수출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도 원인이 됐다.
통관 기준으로 대중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반면 미국(16.8%), 유럽연합(9.5%)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대중 수출을 제외하면 3월까진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지 않은 셈이다.
수입(394억2000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증가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수지는 1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6억4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입과 지출 모두 급감한 가운데 여행수지는 3억7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억2000만달러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2분기(109억4000만달러) 이후 3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99개월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 이후 99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4월은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집중되는 시기라 배당소득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5월 이후부터는 오롯이 무역수지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경상수지가 좌우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