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알코올 도수를 낮추며 '16도 소주' 시장시대를 본격화 한다. 독한 소주보다 부드럽고 순한 맛을 찾는 트렌드에 발맞춰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이번 도수 인하로 지상파·케이블 TV 등에서 광고도 가능해져 이미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경쟁사에 대응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주력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0.1도 낮춘다.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 인하는 2019년 3월 17.2도에서 17도로 0.2도 낮춘 뒤 약 1년 2개월만이다. 이달 1일 이천 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했으며 기존 17도 제품의 재고가 소진 될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시장에 선보인다.
이번 도수 인하로 부산·경남 지역 특화 제품인 '참이슬 16.9'는 단종되고 참이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20.1도의 '참이슬 오리지널'과 '참이슬 후레쉬' 2종으로 재편된다. '참이슬 16.9'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16.9도의 무학 '좋은데이'가 인기를 끌자 지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5년 출시한 특화 제품이지만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 인하로 상품이 겹치자 단종을 결정한 것이다.
높은 도수의 소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참이슬 오리지널(20.1도)과 뉴트로 감성의 16.9도 소주 '진로이즈백'의 도수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경쟁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지난해 11월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0.1도 낮춘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16.7도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제품 '처음처럼 플렉스'를 출시한 바 있다.
과거 25도 독주에서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2006년 20도, 2014년 19도, 2014년 18도 벽이 무너지며 2019년 16도대까지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소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타 주종과 차별화를 위한 요인 등의 이유로 17도가 소주 도수 인하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돼 왔지만 저도주 열풍이 계속되자 17도 벽 마저 무너진 것이다.
0.1도 도수 인하지만 알코올 도수 16.9도 이하의 주류는 심야시간(저녁 10시 이후) TV와 라디오 광고가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롯데주류 '부드러운 처음처럼'과 무학 '딱 좋은데이'가 이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만큼 하이트진로도 TV와 라디오 광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의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트렌드가 수년째 지속되며 소주 도수 인하가 계속되고 있다”며 “소주 시장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도수 인하로 저도 소주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