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추가 요구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조만간 답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법위는 7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위치한 위원회 사무실에서 위원 모두가 참석해 정기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 권고에 대한 이 부회장 전날 대국민 사과문 답변 발표와 관련한 위원회 입장을 정리했다.
준법위는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과에 대한 준법감시위 평가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위원회도 신중한 논의 끝에 이 같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준법위는 삼성에게 추가적인 실행 방안을 추가 요구했다.
준법위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조만간 보다 자세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준법위는 3월 10일 경영권 승계, 노조 와해 논란, 준법감시위 활동과 재판 논란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사과를 권고했다. 조만간 이 부회장 측은 준법위가 요구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 사과에 대해 각계에선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무노조 경영 포기가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대기업과 노동자가 공존하고, 그러면서 함께 파트너가 돼 병행 발전해 나가는 길이 결국에 대기업에도 다시 도약하고 발전하는 새로운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논평에서 “삼성에 필요한 것은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