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플랫폼 비즈니스 격돌이 시작됐다. 두각을 드러낸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뱅은 올 1분기에 1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1% 성장을 일궈 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비이자수익 증가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중개 수수료로 110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 1분기 수수료 손익(-31억)은 전년 동기보다 107억원 개선됐다.
아직 미미한 수익이지만 비이자수익인 플랫폼수수료로 수익 가속화는 고무 요인이다. 대형 시중은행도 수십년 동안 이루지 못한 일이다. 카뱅은 저축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이 개발한 금융상품을 대신 판매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대출과 증권 계좌 개설 중개 서비스, 카드 판매 등이다.
카뱅은 전통의 순이자마진(NIM)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수익 창출 모델을 세웠다. 토스도 마찬가지다. 2015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4월 월간 영업수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토스의 매출 80% 이상은 기업 간 거래를 통한 비이자수익이다.
기존 시중은행과는 정반대 행보다. 시중은행은 NIM 비즈니스에 고착화됐다. 그러나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NIM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8년 상반기에 40조원을 넘어선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에 20조원으로 내려앉았다. NIM 하락은 수익성 저하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중은행은 신규 수익원 발굴 노력 등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은 아직 없다.
올해 상황은 더 안 좋다. 0%대 금리가 현실화하면서 이자수익 기반은 더 약화한 상황이다. 시중은행은 플랫폼수수료 등 부가가치 창출에 절실하게 골몰할 때다. 앞으로 오픈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마이데이터 등이 본격화하면서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금융 개방성 확대 추세에 발맞춰 기존 은행도 다양한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외부 혁신 모멘텀을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 없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테크핀 금융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