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가 2034년까지 원전·석탄 설비 비중을 4분의 1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원전은 26기에서 17기로 줄고, 석탄발전소는 30기가 폐지된다.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은 40%까지 확대한다. 다만 발전량 비중으로는 원전·석탄이 2034년에도 절반을 넘어선다. 일각에서는 석탄 탄소세 부과 등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천연액화가스(LNG)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 압력 분석도 없어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
◇원전·석탄 설비 비중 절반 가까이 줄이고, 신재생 두 배 넘게 확대
총괄분과위원회는 지난 8일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9차 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하고, 원전·석탄 발전 설비 비중을 2020년 46.3%에서 2034년까지 24.8%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대신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은 2020년 15.1%에서 2034년 40.0%로 확대한다. 원전·석탄 발전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원전은 2034년 17기까지 줄어든다. 2024년 26기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 축소될 전망이다. 한빛 3호기가 가동 중단될 원전으로 추가 포함됐다.
가동 후 30년이 되는 모든 석탄발전기는 2034년까지 폐지하고 천연액화가스(LNG) 발전으로 대부분 대체한다. 현재 석탄발전기 60기 중 절반인 30기가 2034년에 폐지된다. 이중 24기는 LNG 발전으로 전환한다.
◇원전·석탄, 발전량 비중은 2034년에도 절반 넘어
위원회가 제시한 9차 기본계획 초안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대폭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발전량 비중을 보면 여전히 석탄과 원전 비중이 크다. 위원회는 2034년 각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이 석탄 28.6%, 신재생 26.3%, 원자력 23.6%, LNG 19.7%, 기타 1.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량 비중을 합하면 52.5%로 2034년에도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특히 석탄 발전량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업계 한 전문가는 “석탄발전 설비 비중을 14.9%로 줄이면서 발전량 비중은 28.9%로 전망하는 것은 석탄을 싸게 활용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석탄 발전에 대해 탄소세 도입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LNG 설비 확대 따른 전기료 상승 압력 분석해야
LNG 발전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압력 분석도 과제로 남았다. 위원회는 노후 석탄발전소 대체 에너지원으로 LNG를 꼽았지만 전기요금에 미칠 영향은 검토하지 않았다. LNG는 우리나라가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원으로 비용 상승 부담이 크다. 위원회 계획에 따르면 전기요금 상승은 불가피하다.
9차 기본계획은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다. 추후 협의 과정에서 전기요금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한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 다른 전문가는 “발전 단가는 외부 비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향후 대외환경 변화도 클 것이기 때문에 발전량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정하면 발전량 믹스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른 발전량 비중 전망(잠정)
자료: 총괄분과위원회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