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사외이사 100% 외부 수혈…경영 투명성 높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 [사진=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 [사진=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사외이사를 100% 외부에서 수혈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1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10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총 38명 가운데 한화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 사외이사는 전부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는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를 도입한 결과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갖춘 인물을 기용하라는 김승연 회장 의중이 작용했다. 김 회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정도경영을 강조, 사회 신뢰를 높이는데 매진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말 한화그룹 비상장사 가운데 최초로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와 이황 고려대 로스쿨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비상장사는 현행 상법상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다. 하지만 경영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이를 도입했다. 또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계열사간 내부거래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불공정하거나 부당지원 우려가 있는 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3월 주주총회에서 어맨다 부시, 시마 사토시 등 해외 전문가 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어맨다 부시는 미국 세인트 어거스틴캐피털에서 에너지 부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시마 사토시는 신산업 전문가로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실장을 역임했다.

㈜한화는 이석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화의 경제적 가치와 '함께 멀리'의 사회적 가치 향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주주친화 경영에도 속도를 높인다. 한화솔루션은 12일 열리는 1분기 실적 발표회 때 '오디오 웹캐스팅'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적용한 계열사는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주주들은 한화솔루션 홈페이지에 접속, 실적 발표회 내용을 실시간 청취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웹캐스팅으로 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쉽게 회사 정보에 접근토록 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상장사들은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주주 의결권 행사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취지다. 또 지배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2018년 설치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경영 투명성 제고와 책임경영 기반 마련,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주친화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존경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