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판매량(누적) 1위인 르노 '조에(Zoe)'의 한국 출시가 당초 6월에서 8월 이후로 연기됐다. '코로나19'사태로 프랑스 현지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조에는 장거리형 전기차 중에 유일하게 판매가격이 3000만원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에 출시가 연기되면서 정부가 선착순으로 지급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사태로 프랑스 르노 공장에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조에의 한국 출시가 8월 이후로 연기됐다. 당초 르노 측은 약 2만대 물량을 한국에 배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조에의 국내 출시 가격은 3000만원 중·후반대가 유력한 가운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EV', 한국지엠 '볼트(Bolt)' 모두 4000만원 중후반 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 중·후반대 구매가 가능하다.
또 조에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의 충전방식(AC3상)을 우리 정부가 정한 국제 충전 표준 규격인 '콤보1'으로 바꿔 출시된다. 르노가 2013년부터 지켜온 자체 충전규격을 국내 고객을 고려해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인 전략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한국 출시가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정확한 판매 가능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의 52㎾h급 배터리를 장착한 조에는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실도로 주행 측정 방식(WLTP)으로 395km의 주행 거리를 인증 받았다. WLTP기준이 국내 주행 평가보다 20%가량 더 많이 나오는 것을 감안해도 국내 주행거리는 300㎞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2014년에 출시한 'SM3 Z.E.' 이후 신차 전기차가 없는 상황이라 '조에'에 대한 시장 기대가 크다”며 “8월 이후 출시된다면 일부 지자체의 보조금 예산이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출시 시기와 판매 가격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분기 기준 조에의 누적 판매량 24만대를 넘어섰다. 2012년부터 프랑스 플 린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해, 2세대 모델까지 출시하며 주로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2만1225대)'에 이어 2만584대가 판매되며 2위를 기록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