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숲속 현장에서 고가 장비 없이 나무 DNA나 RNA를 쉽고 빠르게 추출할 수 있는 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키트는 기존 고속 원심분리기 등이 필요한 DNA·RNA 추출법과 달리 야외에서 간단히 특수 제작된 주사기로 추출이 가능하다.
특수 제작 주사기는 3방향 밸브(3-way cock)에 컬럼(Column)을 설치해 추출용액과 불순물, 순수 DNA·RNA를 따로 분리한다.
기존 추출 방법은 높은 숙련도가 필요했지만, 이 키트를 사용하면 별도 전문 장비가 필요 없어 누구나 쉽게 고순도 DNA·RNA를 추출할 수 있다.
실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연회도 진행한 결과 참가자들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쉽고 빠르게 고순도의 DNA·RNA를 추출했다.
이 기술은 2020년 4월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석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개량연구과장은 “아무 장비 없이 현장에서 깨끗한 DNA·RNA를 바로 추출할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라면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나무의 품종개량이나 수목 병충해 진단 등에서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업이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확대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식물 세포에서 DNA나 RNA를 추출하는 것은 생명체 유전변이를 파악하거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구명하기 위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를 위해 꼭 필요하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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