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가 2.6% 역(逆)성장할 것이라고분석했다. 종전 전망치인 3.2%를 5.8%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KIEP는 12일 '2020년 세계 경제 전망(업데이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세계 경제 전망치를 수정했다.
주요 요인으로는 코로나19를 꼽았다. KIEP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소비·투자·수출 등 각 요소가 둔화하고 산업생산도 위축돼 상당히 큰 충격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서비스업 비중, 대외의존도, 정부 부채 비율 등에 따라 국가별로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6.0%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미국은 코로나19로 봉쇄조치를 내렸으며 이는 고용악화와 민간소비 감소 등 실물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보건지출과 가계·중소기업 경기부양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도 큰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2.2%로 제시했다. 중국경제가 통상 바오류(保六·6%대 성장)를 외쳤던 것을 고려하면 대폭 하락한 셈이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인 1.2%보다는 높은 편이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IMF는 올해 성장률을 -3.0%로 전망했고, KIEP은 -2.6%인데 지역별로 비교하자면 중국의 전망치가 좀 높은 편”이라며 “중국이나 인도는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안에 끝나면 'V'자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로지역은 -7.3%, 영국은 -6.7%로 성장률이 고꾸라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과거 재정위기를 계기로 만들었던 재정준칙 적용까지 유예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 조율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의 성장률은 -6.2%, 인도는 2.0% 성장을 점쳤다. 특히 일본은 도쿄 올림픽이 연기된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에 힘입은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 성장률도 어둡게 내다봤다. 러시아 경제 성장률은 -4.5%, 브라질은 -5.3%로 역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직무대행은 “팬데믹은 주요국이 시차 두고 어려움 겪는다는 점과 충격이 쉽게 전이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위협적”라면서도 “위기는 기회이므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인코로나(In Corona)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