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성 전기차업계 최초로 한국에서 충전서비스사업자 자격을 취득한다.
최근 테슬라 차량 증가와 국내 충전 인프라 확대에 따른 시설 투자비 부담 등으로 그동안 미뤄 온 충전 유료화 전환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한국 진출 이후 전국 200여곳에 고객 전용 충전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코리아가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 전기차충전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현재 기본 서류 절차를 마친 상태로, 일부 행정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국내에서 충전 사업을 하려면 전기차충전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불특정고객 다수를 대상으로 충전요금 부과 등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자격을 취득하는 셈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달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차량에서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 차량에서 각종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충전카드 등을 활용한 별도의 사용자 인증 절차 없이 차량 내 통신과 ID 계정만으로 인증·과금 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선제 조건을 해결한 것이다.
현재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달 중에 충전사업자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3분기 내 유료 충전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무료로 서비스한 자체 충전시설의 충전요금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테슬라가 충전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더라도 애초 고객 약정대로 '모델S' 고객에 한해 평생 무료 서비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2017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4년 동안 전국 32곳에 '슈퍼차저'(급속충전소)와 163곳의 '데스티네이션충전소'(완속충전소) 등 테슬라 고객 전용 충전소를 약 200개 설치,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대형유통점·백화점 등과 다년 임대계약을 맺었고, 모두 자체 장비로 설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슈퍼차저 등 충전요금 유료화는 미국에서도 그랬듯이 이미 예정된 일”이라면서 “최근 국내 테슬라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는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은 모두 4070대(1월 138대, 2월 1433대, 3월 2499대)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국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8831대)의 46%에 해당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