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 연구개발(R&D)은 국가 에너지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산업 성장 동력으로 연계시켜야 합니다. 에너지산업 투자관리자(MD)로서 3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4차 국가에너지 기술개발계획 등 완성된 법정계획을 뒷받침하는 기술 방안을 고민하겠습니다.”
손정락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 MD는 에너지 법정계획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 방안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전력계통 수용성, 유연발전 수단, 에너지 저장 기술 등을 당면한 에너지산업 현안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다.
손 MD는 “에너지산업은 자원 측면에서 석탄·가스·석유 등 화석연료부터 태양광·풍력에 이르는 재생에너지까지, 응용 측면에서는 전기·열·가스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면서 “여러 분야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유지할지 판단하고, 국내외 시대 환경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중장기 식견을 갖추고 에너지 R&D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손 MD는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 MD로 선임됐다.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은 산업기술·에너지 R&D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기관으로, MD는 각 산업 분야에서 R&D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손 MD는 30년간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매진한 공학자다. 학사·석사·박사 모두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된 미국 헌츠빌 앨라배마대에서 로켓 추진 관련 연구도 했다. 이후 한국기계연구원, 삼성항공(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BK21교수, 부산테크노파크 차세대열교환기센터장, 한국기계연구원 가스터빈연구센터장 등 학계와 연구계를 넘나들었다. 자연스럽게 발전사 등 에너지산업과도 연계해 일했다.
그는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우주왕복선 주 추진기관 관련 연구를 하면서 미국 기술개발 현장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에서 귀국한 1989년 1메가와트(㎿)급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주관기관이었던 삼성항공 등에서 연구했다. 대학으로 가서는 국내 발전사들과 같이 많이 일했다”고 밝혔다.
손 MD는 2008년부터는 대형 고효율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 사업 기획업무에 참여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에서 개발 막바지에 와 있는 270㎿급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사업에 관여했다. 지난 2월부터는 한시 태스크포스(TF) 조직인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화력 추진단장도 맡고 있다. 에너지산업 MD 업무와 함께 국내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방안을 구상한다.
손 MD는 “지난 30여년 가스터빈 국산화 개발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온 저로서는 지금 마지막 숙제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발전용 가스터빈 사업이 가능한 회사는 4개 회사 정도에 불과한 만큼 국내 산업체가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 모델을 보유한다면 이 분야 세계 '톱 티어(Top Tier)'로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MD는 중장기 에너지 정책에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기계연구원에서 정년 퇴임하고 에너지산업 MD로 선임된 만큼, 그간 축적한 경험을 녹이겠다는 각오다.
손 MD는 “언젠가는 저의 마지막 커리어로 에너지 기술 분야를 거시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공익 가치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에너지산업이 미래 먹거리가 되도록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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