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쟁적 보호무역' 심화 전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주요 국가에서 경쟁적 보호무역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역에서 존재감을 내기 위한 선제적 대비가 요구된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통상환경의 변화'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시기에 발생해 바이러스 종식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등 주요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앞다퉈 경제 개입을 확대하고 무차별 보조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는 무역구제, 반덤핑 등 수입규제 조치도 늘어날 전망이다.

무협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쟁적 보호무역' 심화 전망"

인도, 독일, 이탈리아 등은 경영난에 빠진 자국 기업이 외국자본에 헐값에 팔리지 않도록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일본은 중국 중심 글로벌밸류체인(GVC)에 대한 반성으로 리쇼어링 기업을 위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있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 심화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지난 1분기 미국의 중국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하면서 양국의 1단계 합의 이행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합의 이행뿐 아니라 보조금, 환율, 수출입 통제 등 다양한 사안을 두고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경제에 관해서는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디지털 무역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협상 등 디지털 무역에 대한 국제규범 논의가 새롭게 물살을 타고 있다”면서 “전염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개인 의료정보 활용 및 국경 간 자유로운 이전 등으로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원석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차장은 “한국은 성공적인 방역으로 쌓은 이미지를 활용해 교역 활성화를 위한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대내적으로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