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은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았지만 순이자마진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실적 하락세를 견인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248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517억원) 대비 7029억원(17.8%) 줄었다.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순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000억원) 대비 1000억원(2.0%)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억원(0.2%) 줄었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전년 동기(1.62%) 대비 하락했으나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8.0% 늘어나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예금과 대출 금리차 축소 영향으로 2019년 1분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올해 1분기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이자 이익은 1조73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7552억원) 대비 213억원(1.2%) 줄어든 규모다.
비이자 이익 중에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에서 2000억원이 감소했다. 반면에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2000억원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중 발생한 산업은행의 일회성 회계 처리 요인을 제외하면 두 항목의 이익은 지난해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203억원(0.4%) 줄어든 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물건비는 1000억원 증가했으나 명예퇴직 급여 집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건비는 1000억원 줄었다. 대손비용은 3000억원 늘어난 1조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업 여신에 대한 충당금 환입(충당금 전입액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영업 외 손실은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000억원 손실) 대비 손실 규모가 커졌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주가 하락으로 보유 지분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법인세 비용은 순이익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7억원 줄어든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은행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29%로 전년 동기(ROA 0.63%, ROE 7.99%)보다 각각 0.15%포인트(P), 1.70%P 하락했다.
금감원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여파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만큼 2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시점 등을 고려할 때 1분기 은행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여파가 본격화한 만큼 2분기에는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