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산업유출·사이버범죄 해외 도피사범, 숨을 곳 없다”

[人사이트]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산업유출·사이버범죄 해외 도피사범, 숨을 곳 없다”

“인터폴에서 한국 경찰이 합동단속 등을 주관하면서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유출, 사이버범죄 등 국경을 넘나드는 도피사범도 우리의 검거망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전재홍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장(경정)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우리 경찰의 범죄수사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얻은 자신감이다.

물론 우리 경찰만의 능력으로는 모든 범죄자를 검거할 수 없다. 세계 각지의 경찰들과 협력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이다.

전 계장은 “인터폴 내 한국 경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체류 범죄자의 국내 송환 후 처벌도 늘어나고 있다”며 “범죄자가 해외로 도피해 여생을 편안히 지낸다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언급한 'K-COP(케이캅)' 바람의 근원이다. 한국 방문 외국인 만족도 1위가 바로 '치안'이며 우리 치안 시스템 역시 세계 110개국에 전수됐다. 첨단기술이 도입된 국산 치안 장비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세계 경찰로 불리는 인터폴 총재는 김종양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며, 경찰대는 세계 두 번째로 '인터폴 글로벌 아카데미'로 지정됐다.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

우리 경찰이 '세계 경찰'의 주류로 거듭나면서 2010년 61건에 그쳤던 국외 도피사범 송환도 2013년 120건, 2016년 297건, 지난해 401건 등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인터폴과 사상 첫 합동단속으로 3개월간 133명 도피 범죄자를 검거했다.

전 계장은 12년째 해외 도피생활을 하던 범죄자를 한국 법정에 서게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3200억원대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를 벌이다 해외로 도주, 또다시 가상화폐 사기로 1500억원대 범행을 저지른 40대 범죄자다. 전 계장은 “사기행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필리핀 현지에서 호화생활을 즐기며 무장 경호원을 데리고 다녀 검거에 애를 먹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작년에는 2016년 태국으로 도피한 200억원 상당 사기 피의자를 비롯해 3명의 인터폴 적색수배자를 태국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통해 검거했다. 양국 경찰이 합동으로 피의자를 송환한 첫 사례였다.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우 하단)이 해외도피사범을 국내로 송환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전재홍 경찰청 인터폴계장(우 하단)이 해외도피사범을 국내로 송환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전 계장은 “인터폴 펀딩도 시작돼 앞으로 사이버경제범죄와 아동성착물수사 분야에서 인터폴과 합동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경찰과 인터폴은 지난 2월 펀딩사업 조인식을 열고 △국제범죄 동향분석 △다크넷·암호화폐 등 수사기법 공유 △지역 내 합동검거 △보이스피싱 해외거점 범죄조직 차단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