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기업에 대한 소유 및 경영이 친족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족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편에 속합니다. 특히 기업을 소유하는 일가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족 기업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인 대기업은 가족 경영을 기반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백년기업이 뿌리를 깊게 내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가혹한 수준의 상속세가 가업승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며 최대 주주의 할증평가까지 더해지면 60%의 세금을 납부하는 꼴이 됩니다. 결국 가업승계에 대한 전략 없이는 성공할 수 없으며, 자칫 잘못하면 가업승계로 인해 기업의 존폐위기까지 맞을 수 있습니다.
최근 500여 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중소기업 가업 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8%가 가업승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세금 문제를 이유로 가업승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아울러 창업주 고령화에 따라 상속자산 이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부의 이전을 과도하게 가로막는 것이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즉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는 부의 대물림뿐만 아니라 고용, 기술, 경영을 대물림하는 것이며 제2의 창업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업승계는 부와 경영권을 자녀, 가족, 전문 경영인 등에게 물려주는 것 외에도 창업주가 일군 기업의 가치와 더불어 기업 경쟁력, 기술력, 재력을 두루 물려주는 것으로 봐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업승계는 오늘 당장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준비해야 하며 기업 상황과 걸맞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진단과정을 거쳐 지배구조, 재무구조를 분석하여 장기적인 가업승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비상장주식이 저평가되는 시점을 찾아 사전증여를 실행해야 절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특허 자본화, 직무발명보상제도, 차등배당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하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하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가입 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5백억 원까지 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후계자에게 증여하는 방안과 후계자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진 법인을 신설해 어느 정도 성장시킨 후 기존 법인과 합병하여 자녀에게 법인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넘겨주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방법은 현재 가업승계 방식보다 소유권과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이 쉽고 가업상속공제의 까다로운 사후관리를 피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업승계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야 하고 세법, 상법 등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제도정비 및 보완, 지분 정리, 주식 가치평가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가업승계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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