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짝퉁' 크라우드펀딩 잡는다

디자인 카피 논란으로 와디즈 내 크라우드펀딩이 취소된 프로젝트 사례
디자인 카피 논란으로 와디즈 내 크라우드펀딩이 취소된 프로젝트 사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소위 '짝퉁' 상품으로 투자받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선다. 지적재산권 위반 소지가 있는 상품에 대해 새로운 심사기준을 수립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전 자체심사 방식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소비자에 의한 사후 참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와디즈는 이용자 초청 간담회를 열어 카피 제품 프로젝트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를 바탕으로 모니터링 전담 자문단을 조직해 플랫폼 내 자정작용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유튜브 인플루언서 등이 와디즈 내 문제 상품에 대한 의혹을 지속 개진해온 만큼, 되레 이들과 협력해 프로젝트 필터링에 적극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타진된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공지를 통해 “자체 심사과정에서 전 세계에 존재하는 유사한 제품을 모두 확인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튜브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처럼 참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가 공개하는 '커뮤니티 가이드' 정책을 벤치마킹해 프로젝트 심사 기준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공개해 이용자 판단을 돕겠다는 의미다. 최근 와디즈에서는 국내 한 신발 제작 브랜드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부테로 카레라'의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한 상품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운영 취지에 따라 와디즈는 기존 제품과 유사한 상품은 원칙적으로 펀딩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브랜드 사례 이전에도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기능 및 디자인 카피 논란이 일었고, 이는 와디즈 플랫폼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왔다.

해당 신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와디즈는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해당 업체 대표는 “새로운 시장에 뒤쳐져 있어 새로 영입한 디자이너가 제안한 디자인이 타 제품과 유사한지 인지하지 못했다”며 “모든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0년 이상 업력을 갖춘 업체가 유명 브랜드 디자인을 모르기는 어려운 점, 논란이 커지기 전에도 디자인 유사성을 지적하는 문의가 많았음에도 대응이 없었다는 점, 개별 디자이너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점 등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카피 논란 제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와디즈의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많은 소비자들이 카피 제품을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와디즈가 펀딩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문제 제품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와디즈 관계자는“유사제품에 대한 심사기준이 모호한 것 같다는 의견을 수렴해 심사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