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설계지원센터 출범 준비 '착착'…시스템반도체 '인큐베이터' 기대

판교 경기도시公 기업성장센터에 7월 오픈
연간 60억원 투입…사무실·설계 툴 제공
기획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원스톱 지원
내년까지 팹리스 기업 20곳 선발 계획

반도체 웨이퍼.<전자신문DB>
반도체 웨이퍼.<전자신문DB>

정부가 유망한 국내 팹리스 업체를 발굴하기 위해 추진하는 '반도체설계지원센터'가 7월 본격 출범한다. 반도체설계지원센터는 상품 기획부터 시제품 제작 지원까지 역량 있는 팹리스가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핵심 거점이다. 센터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은 오는 7월 반도체설계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반도체설계지원센터는 국내 유망 팹리스 업체를 발굴하고 측면 지원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진행된 후속 조치다.

센터는 팹리스를 키우기 위해 연간 60억원을 투입한다. 센터 공간은 판교 경기도시공사 기업성장센터 1층에 마련된다. 210평 공간에 최대 13개 설계회사가 임대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이 제공된다.

또 반도체설계지원센터를 사용하는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할 예정이다. 팹리스 직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용 사무공간, 회의실, 서버 설비, 계측 장비와 실험 시설이 들어선다.

센터 내에서 활용할 설계자동화(EDA) 툴 지원도 긍정 검토 중이다. EDA 툴은 종류당 가격이 최대 2억원에 달해 신생 팹리스 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불법복제 프로그램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센터는 세계적인 EDA 툴 업체인 케이던스, 시높시스, 멘토그래픽스 등 업체와 협력해 설립 초기 기업들이 설계에 반드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시제품 제작을 위한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비용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팹리스와 글로벌 수요 거래선이나 투자자 연결도 돕는다.

김휘원 한국반도체연구조합 본부장은 “설계 환경 조성부터 시제품을 제작까지 선발된 업체들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사업 이후에도 선발된 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합 반도체 강국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해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합 반도체 강국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번 센터 설립은 산업부가 나서 팹리스 육성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EDA 툴 지원, 국책 과제 투자 등이 있었지만, 사업 초기 비용 부담을 느끼는 사무 공간과 실험 장비를 지원하면서 기술 개발을 독려한 사례는 없었다.

업계는 반도체설계지원센터가 열악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달 센터 외관 완성과 6월 각종 설비와 EDA 툴 확보가 이뤄지는 사이 이곳에 입주하게 될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진다. 올해는 10개 팹리스 기업을 선발한다. 내년 초 10개 기업을 추가 선정, 2021년 말까지 모두 20개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선발된 기업 중 사무공간에 입주하지 않는 기업들도 공유 사무공간과 회의실 등을 찾아 센터가 지원하는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시스템반도체를 업으로 하는 사람 누구나 이 센터에 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