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LG화학·CATL, 테슬라 중국서 정면승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테슬라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LG화학과 CATL이 중국에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지난 1분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3.
지난 1분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3.

테슬라는 올해 초 LG화학은 테슬라와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 계약을, CATL은 '상하이 기가팩토리' 배터리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LG화학은 테슬라 고유의 배터리 방식인 원통형 전지 기술로 낙점된 반면, CATL은 원통형 전지 기술이 없는데도 중국의 자국산업 보호정책에 힘입어 테슬라의 파트너사가 됐다. CATL 배터리가 본격 생산되는 올 하반기부터 LG화학과의 제품 경쟁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미국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가운데 이 계약은 중국 내 테슬라 차량에만 LG화학 제품을 쓰는 조건부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또 같은 시기에 중국 CATL과도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CATL은 테슬라 고유의 배터리 방식인 리튬이온 원통형(규격 21700) 소형 전지 기술과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중대형의 각형(CAN)방식 채용이 유력하다.

테슬라는 자사 고유의 배터리 방식인 원통형 전지 기술을 가진 LG화학이나 파나소닉 제품을 써야하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에 따라 CATL의 각형(CAN) 제품을 탑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테슬라가 한 국가 지역에 두개의 배터리 공급사를 둔 건 중국이 처음이다.

CATL은 오는 7~8월 배터리 양산에 들어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테슬라 현지 모델에 대한 배터리를 공급한다. 결국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3' 등 차종에는 LG화학과 CATL 제품이 모두 들어가는 셈이다.

업계는 CATL의 생산물량이 일정 수준에 올라오면 LG화학의 공급 물량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테슬라가 2000년 대 창업 초기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해온 만큼, 각형 배터리 도입에 따른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LG화학의 배터리는 중국 난징 공장에서, CATL의 배터리는 상하이 공장에서 각각 생산된다. 테슬라는 현재 초기 LG화학과 파나소닉 제품을 사용하고, 이후에는 LG화학과 CATL 배터리를 채용할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2~3년 전부터 중국 내 전기차 생산을 위해 LG화학과 삼성SDI를 두고 선정 경쟁을 벌인 끝에 LG화학을 최종 낙점했다”며 “중국 CATL은 원통형 전지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테슬라 '모델3'는 원통형과 함께 각형 배터리 두 개 모두를 채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저우지아(Zhou Jia) CAT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를 만들고 싶어했다”면서 “그러나 양사 합의는 특정 유형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공급하는 배터리는 (원통형 전지가 아닌) LFP(리튬인산철) 또는 'NCM811'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NCM 811는 배터리 양극재의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8:1:1로 CATL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