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2000년대 VK 신화를 일으켰던 벤처 1세대 이철상 대표가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제조·생산 없이도 글로벌 패션 브랜드 기업이 된 '자라(ZARA)'나 '유니클로' 처럼 전기차 분야에서 브랜드 디자인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제이제이모터스는 최근 경기도 김포에 상용 전기차 전용 최종 조립 사업장을 마련하고, 전기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제이제이모터스는 이철상 전 VK대표가 창업을 주도한 회사다. 이 전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개발자 출신 장영철 대표가 맡았다.
회사는 우선 전기버스 전용 조립라인을 구축한다. 이 라인은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중국에서 검증된 전기버스를 기반으로 배터리를 비롯한 배터리시스템, 충전장치 등 일부 전동화 장치를 국산품으로 교체·조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기에 차량 실내외 디자인 설계 능력도 갖추며 현지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진출한 다른 중국 전기버스 회사와 달리, 국산 배터리 탑재나 실내외 디자인 등 국내 시장에 맞게 최적화를 시킨 형태다.
제이제이모터스는 김포사업장 설립을 계기로 향후 섀시 등 차체를 제외한 모든 부품과 디자인 설계를 현지 시장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철상 CTO는 “현재 15인승 전기버스와 대형전기버스(45인승) 등 총 3종의 모델을 국내에 론칭한다”면서 “우선 전기버스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앞으로는 내재화 비율을 높여 전기트럭과 승용 전기차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완제품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복수의 완성차와 부품사를 외주 협력사로 둔 전기차 디자인 회사로 발전해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 중흥버스와 북기상조, 아시아스타를 비롯해 8개 완성차와 외주협력사 계약관계를 구축했다. 차량 실내외 디자인부터, 주행 성능이나 배터리 수명까지 직접 회사가 설계하고, 생산은 완성차 업체에 맡기는 구조다. 여기에 회사가 직접 설계한 모듈 형태의 부품 일체를 부품사로부터 공급받아, 최종 조립하는 구조다.
아직은 창업 초기라 가격경 쟁력이 높으면서 시장 검증을 마친 중국산 차량을 활용하지만, 향후에는 한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유력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상 CTO는 “이르면 연내 지금보다 자체 개발 비율을 높인 경상용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제품 최적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수냉식 배터리시스템을 채용하는 등 독자적인 제품 기획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한 제이제이모터스는 인천 선진운수를 비롯해 김포시와 고양시 등에 중대형 전기버스 약 40대의 공급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 회사 전기버스 'VBUS 105'는 176㎾h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최대 244㎞(환경부 시험 기준)를 주행한다. 다른 국산 전기버스 대비 20~30%의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