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상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상호사용 금지 소송에서 승소한 첫 사례다.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60민사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HANKOOK TECHNOLOGY GROUP' 등 상호를 자동차 부품류의 제조·판매업 및 지주 사업에 관한 영업 표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한국테크놀로지(대표 신용구·이병길)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회사(대표 조현식)를 대상으로 한 상호사용 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소송 비용도 채무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부담하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샤오미 스마트폰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다.
이번 판결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간판과 거래서류,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 인터넷 홈페이지 및 게시물 등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등 상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채권자 한국테크놀로지가 이미 8년 전부터 이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고, 자동차 전장사업 부문에 진출해 해당 분야에서 상호를 사용한 것도 2년 5개월 이상 광범위하게 사용된 만큼 주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상호가 상당히 유사해 오인, 혼동 가능성이 있고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소정의 부정경쟁행위 요건으로서의 혼동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상호 사용이 불가해졌고 직원들의 명함조차도 못쓰게 됐다”면서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수년 이상 상표를 사용해온 중소기업 상표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인정한 좋은 판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해 5월 8일 '한국(Hankook)'을 주요 계열사에 공유하는 통합 브랜드 체계 구축을 위해 지주사를 포함한 계열사명을 변경하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새 출발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중심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한국프리시전웍스', '한국네트웍스',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모델솔루션' 등 계열사로 구성됐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