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산업경제 관련 법안에 대한 전방위 리모델링 작업이 예고됐다. 국회가 인공지능(AI), 원격의료,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등이 가져올 변화를 예측하고 그 시나리오에 맞춰 관련 법안을 '패키지' 형태로 입법한다. 구시대 규제 법안을 전면 재정비 하고, 다수 법안을 연계한 융합형 입법을 통해 제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던 문제를 해소한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21대 국회의 역할' 좌담회에 참석한 21대 국회 산업·경제 분야 주요 당선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래 전망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입법 활동을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당선인은 기술과 산업, 서비스 차원에서 '다양성' '속도' '융합' '시나리오적 접근' 등을 새 시대 입법 가치로 강조했다.
좌담회에는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이영(미래한국당), 이용우(더불어민주당), 조명희(미래한국당)(이름 가나다순) 당선인이 참석했다. 4명 모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서 산업 현장을 경험한 인물이다.
산업경제계 당선인들은 모두 코로나19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그동안 미래 비전으로만 언급하던 4차 산업혁명 중심 사물인터넷(IoT), 비대면 시대가 속도감 있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이다. 당선인들은 지금처럼 단일 기술과 산업에 국한해 입법처리를 할 경우 단편 대응에 그치고 변화 속도에도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향자 당선인은 융합의 시대에 걸 맞는 '융합형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정 법안이 만들어지는 동안 산업이 서로 융합하며 또 다른 형태로 변화해 법 개정의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융합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지만 아직 국회의 입법과정은 단편적”이라며 “입법 전문가와 함께 현장 전문가가 선행 기술에 필요한 제도를 함께 논의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국회에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 당선인은 “판이 바뀌는 상황에서 혁신과 파괴의 상충 문제가 발생한다. 공존과 성장의 답을 위해 전문가 입장에서 혁신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보호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국내 기술과 산업이 세계 수준에 올라선 상황에서 문제가 있는 부문 필터링에 집중하는 작은 국회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도적으로 계속 반복되는 문제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용우 당선인은 규제혁신을 강조했다. 제대로 된 네거티브 규제 체제와 '되는 것' '안 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규제에도 필요한 규제가 있고 이미 작동하지 않는 규제도 있다”며 “이런 것을 재정비하고 필요한 것은 강화해야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혁신 과정에서 도태될 수 있는 반대편 분야에 대한 대책 필요성도 언급했다.
조명희 당선인은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지향점은 결국 인간의 생명과 재산”이라며 “정부 정책도 다양한 기관이 함께 하듯 법안 발의와 개정도 발전의 시나리오에 기초해 패키지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융합형 법안을 시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21대 국회의 역할”이라며 “산업경제계 출신이 초당적인 자세로 함께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21대 국회 산업경제계 당선인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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