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이 국내도 망 요금제를 분리해 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망 요금 부과에 따른 가격 신호를 소비자가 인지하고, 국내에서도 효율적인 망 투자를 위한 요금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전기요금 소비 패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최근 '주요국 주택용 배전망 요금제 사례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제언했다.
보고서는 “해외에서는 망 효율화와 고객간 요금부담 공정성을 위해 주택용에도 수요반응형 등 망 요금제를 도입한다”면서 “국내도 요금 분리고지를 통한 가격 시그널 제공과 원인 유발자 부담 원칙에 따른 요금 체계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영국·프랑스·미국·호주 등에서 주택용에도 수요반응형 요금제 등을 포함해 신규 망 요금제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최대 수요전력 시간대를 태양광이 급감하는 일몰 후 시간대로 설계해 부하분산을 유도한다. 프랑스는 계약용량·계절·시간·피크와 부하패턴·자가발전소유 등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갖췄다. 미국은 계시별(ToU) 요금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호주는 최대수요를 반영한 최대 수요전력 요금제 추가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또 태양광으로 인해 배전망 최대수요 발생 시간대가 확대되고, 주택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최대수요전력요금'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자가발전 소유자에게 '자가발전 전용요금제'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전기요금은 단계에 따라 △발전요금 △송전요금 △배전요금 △판매요금으로 분리된다. 망 요금은 전체 전기요금 중 중간 단계인 송·배전 요금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요금을 분리해 고지하지만 우리나라는 분리해서 고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망 요금에 대한 소비자 인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망 요금 비중도 해외에 비해 낮다. 망 요금 비중은 미국이 50%, 호주 45%, 프랑스 22%, 영국 16% 이지만 우리나라는 11% 수준에 그친다.
한전 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망 요금에 대한 인지 자체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분리고지를 통해 망 요금에 대한 인지를 해야 한다”면서 “망 요금을 인지한 후에는 계시별 요금제 등을 수립할 때 망 요금 가격에 대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