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고려할 경우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경제 전체를 포괄하는 소득에서 노동 제공 대가로 노동자가 가져가는 소득)이 지난 21년 새 최대 15%포인트(P)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위기 이후 자영업 부문 소득이 더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8일 '주요국의 노동소득분배율 결정요인 비교분석' 보고서를 내고 자영업을 고려하면 노동소득분배율이 1996년에서 2017년까지 10∼15%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를 고려하지 않은 노동소득 분배율은 같은 기간 62.4%에서 62.9%로 비교적 안정적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자영업자를 고려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98∼2000년 사이 급락했고, 2004년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과 2010년 사이 재차 추락했다.
KIEP는 “우리나라가 1997년 이후 법인 부문 영업잉여나 피용자 보수와 비교했을 때 자영업 부문 소득이 더 크게 줄어들었고, 이러한 현상이 경제위기 이후 더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우리나라 고용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2018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37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다. 37개국 평균은 18.2%다.
아울러 상품시장 개방은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KIEP이 2012∼2016년 29개국에 대한 패널자료를 이용해 실증분석한 결과, 무역변수의 1%포인트(P) 상승은 소동소득분배율을 최대 0.13%포인트(P)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제투자가 노동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0에 가까웠다.
해외직접투자 관련 변수의 1%포인트 상승은 노동소득분배율을 최대 0.07%포인트(P)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KIEP은 또 우리나라의 무역조정지원제도(TAA)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별개로 무역피해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 조정지원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EU와 달리 우리나라는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 기업을 지원함으로써 고용을 유지하는 간접적 지원방식을 택하고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