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점 문 닫는 롯데, 재고처분 위한 '원데이 패스'까지 꺼냈다

오는 6월 폐점이 예정된 롯데마트 양주점
오는 6월 폐점이 예정된 롯데마트 양주점

롯데쇼핑이 올해 백화점과 마트 등 비효율 점포 120개점을 폐점하며 사업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 부진점 정리를 통해 통합 온라인 사업인 롯데ON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고처분 작업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하반기 백화점 4개점과 롯데마트 13개점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다. 슈퍼와 롭스 매장 80여개도 정리할 방침이다. 상반기 문 닫은 매장을 포함하면 120개점에 달한다.

불과 1년 만에 전체 매장에 20%가량을 폐점하는 고강도 쇄신책이다. 당초 계획했던 구조조정 마무리 시점도 2년 내로 훌쩍 앞당겼다. 코로나19로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구조조정을 미적거렸다간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74.6% 급감하자 시간이 더욱 급박해졌다. 당장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늦어도 2022년까지 총 200여개 매장을 정리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조적 체질 개선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백화점·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점포는 수익성 기준으로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잇따른 점포 폐점의 영향으로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매장 정리비용과 중도 계약 해지 위약금, 재고손실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예상되는 폐점 관련 비용만 백화점 1000억원, 할인점 부문 16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마트의 경우 재고 소진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평가손실 등 비용처리로 재무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특약매입 위주인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재고 부담을 떠안는 직매입 비중이 평균 73.9%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재고 물량을 소진시키기 위해 할인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고별전도 본격 확대될 예정이다. 오는 6월 문 닫는 롯데마트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VIC신영통점 등 3개 매장은 지난 주말부터 보유재고 처분 특별세일 행사에 돌입했다. 이달 31일까지 패션·잡화 재고분 수백만점을 1만원이하 균일가로 판매해 재고 소진에 집중한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 신영통점의 경우 하루 동안 무료로 입장 가능한 원데이패스를 발급하기로 했다. 연회비를 내야 상품 구매가 가능한 유료회원제로 운영 중이지만 폐점이 임박한 만큼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고객들도 이용 가능한 패스권을 제공하다는 방침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구조조정 본격화로 일시적 비용 발생이 예상되며, 이는 올해 손익 개선을 더디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부터 구조조정에 따른 체질 개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