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이 세계 모범 사례로 많은 선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천명하면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고 대한민국을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만들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대해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이 논의해 왔다. 그러나 진짜 변혁이 오고 정말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제조 분야의 경우 1970~1980년대에 시작된 3차 산업혁명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자동화·정보화 연속선상에서 여전히 효율성 증진을 통한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껍데기만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으로 포장된 경우가 많아 보인다.
제조 분야의 4차 산업혁명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 확대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신제조업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대량생산 제품 시장에서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으로 목표를 재설정한 시장 변화와 함께 새로운 매출 창출과 이익 확대다. 더 이상은 아시아 국가와 가격 경쟁에서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는 동남아시아 신흥 공업국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건비 싼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공장자동화(FA)를 통한 원가 절감만으로는 국제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GVC) 개편과 함께 인건비가 높더라도 고객 맞춤형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고객이 있는 곳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고투마켓(Go To Market)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제조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공장 현장 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새로운 매출 창출을 위한 신제품 및 신규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도 포함돼야 한다. 특허 기반의 고부가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혁신형 대량생산 제품 개발은 계속해야 한다.
미래에 우리가 목표로 하는 제품에는 개인 맞춤형 제품, 스마트 제품 등도 포함돼야 한다. 스마트 제품은 스마트폰과 같이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인간은 원래 개개인이 서로 다르고 '나 나 나 세대(Me me me Generation)'와 같이 시대 변화도 한몫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한 개인 맞춤형 제품 수요가 지속 증대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선행된 이후에는 후발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제품 제조를 효율화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기계 설비를 포함한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인더스트리 4.0 목표 가운데 하나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대량생산 제품 가격에 제조하는 것이다. 기계설비 및 기술 역시 전 세계 대상의 수출 품목이다.
우리도 제조 분야에서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조 중소·중견기업이 혼자서는 부담하기 어려운 위험 부담 높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혁신 지원에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보여 준 우리의 저력으로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첨단산업의 세계공장' 구현이 가능하다.
김은 한국스마트제조연구조합 이사장 eunkim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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