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스타카페에서 디지털 싱글 '넵넵(Me TIME)'으로 돌아온 솔로 아티스트 유빈과 만났다. 유빈은 2007년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 주옥같은 히트곡 라인업에 매력을 더하는 래퍼로서 활약해온 바 있다. 2018년 '도시여자'를 기점으로 솔로 활동을 전개, '숙녀' '땡큐 쏘 머치(Thank U Soooo Much)' '무성영화' 등 대표곡과 함께 걸크러시 감각의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싱글앨범 '넵넵(Me TIME)'은 아티스트 유빈의 음악적 세계를 한 번에 응축한 앨범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앨범명과 같은 타이틀곡 '넵넵'은 '네'라고 답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송을 테마로 한 이지리스닝 힙합곡이다. 마림바 소스를 배경으로 경쾌한 느낌의 유빈 보컬이 어우러지며 트로피컬 감각의 여름파티 음악을 가늠케 한다.
이는 레트로 컬러가 짙었던 기존 곡에서 트렌디함을 조금 더 가진 듯한 인상과 함께 더욱 폭넓게 대중과 호흡하고 싶은 유빈의 음악적 포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된다.
유빈은 털털한 듯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하며 이번 싱글앨범을 발매하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원더걸스 출신으로서의 경험과 소속사 설립에 따른 감회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행보에 즐거운 듯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JYP 독립 이후 첫 솔로 싱글이다. 감회가 남다를 듯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손길이 간 앨범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설레기도 하다. 음원 성적에 대한 기대나 목표보다는 '최대한 대중과 자유롭게 함께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었다.
-타이틀곡 '넵넵(Me TIME)'은 기존과 다른 발랄한 트로피컬 음악이다. 음악적 접근방식의 차이가 생겼는지.
▲당시 내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과 콘셉트로 매번 활동해왔다. 이번 앨범 역시 다르지 않다. 일상적인 사회생활 이후 오직 나만을 위한 휴식, 자기 계발의 시간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여름을 앞두고 가볍게 함께 즐기고픈 지금 제 마음을 담은 곡으로 의미가 있다.
-콘셉트 컷이나 뮤비티저 등에서 비친 이미지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걸크러시 이미지에 반대되는 말에 어떤 생각이 드는지.
▲데뷔 이후로 처음 듣는 평가지만 기분 좋다. 걸크러시 이미지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대중적으로 붙게 된 이미지다. 이번 앨범을 통해 걸크러시를 지우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또 다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봐주신 것 같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
-레트로 성향이 좀 더 짙었던 기존 곡과 달리 '넵넵(Me TIME)'은 조금 더 트렌디한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을 유지할 것인지.
▲현재는 레트로가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넵넵 자체에도 레트로 성향이 조금씩 녹아있다. 어느 하나로 콘셉트나 장르를 규정하기보다는 함께 즐기고픈 음악을 여러 갈래로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이어질 것 같다.
-앞서 말했듯 JYP 독립 후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요소를 모두 신경 써야 했을 것이다. 어려움이나 부담은 없었나.
▲솔로 시작 때부터 부담이 있었다. 일련의 앨범을 내면서 고음이나 잔잔함 등을 표현하는 데 계속 도전하며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저러한 부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좀 어려운 바가 있었다. 하지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다 해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최대한 노력했다.
-JYP 독립 이후 소속사 CEO가 됐다. 힘든 점과 좋은 점이 있다면.
▲장단점이 하나로 연결된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어려움도 있고, 그동안 JYP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좀 힘들 때 다른 회사와 계약할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냥 안주하기는 싫었다. 현재는 이러저러한 것들 모두가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회사 운영이나 앨범 준비 등에 있어 내 의견이 적극적으로 어필됨은 물론 아티스트 활동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는 게 재밌다.
-10년 이상 JYP 소속으로 있다가 독립하는 까닭에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을 것 같다.
▲회사 설립에 대해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격려하며 많은 걱정과 조언을 해주셨다. 아티스트이자 대표, 프로듀서로서 활약하는 박진영 PD로부터 많은 피드백과 조언을 얻어가면서 성장해온 것이 지금에 이른 터라 감사히 여기고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깜짝 선물을 전하며 PD에게 칭찬을 듣고 싶다.
-해체 3년이 지난 시점에도 원더걸스의 업적을 높이 사는 대중이 많다. 솔로 활동에 따른 부담은 없는가.
▲원더걸스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나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빈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원더걸스'를 떠올리듯 그 이미지 자체를 떨쳐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능력 있는 PD와 재능 있는 멤버들과 함께 원더걸스로서 활동했던 당시를 행운처럼 생각한다.
-앨범과 관련해 원더걸스 멤버의 조언은 있었나.
▲모두들 딱 저 같은 곡, 정말 유빈스러운 곡이라고 평가해줬다. 혜림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예은(핫펠트)이는 함께 활동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전하더라.
-소속사 설립 이후 혜림을 영입했다. 이유가 있다면.
▲다른 회사로 간다면 잘 케어받겠지만 '나만큼 혜림이를 잘 알 수는 없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혜림이만의 매력을 보여줄 기회가 잘 없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제안했는데, 선뜻 승낙해줘서 놀랐고 고마웠다.
-앨범 행보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최근 매니저 실장과 각 방송사 음악방송 페이스타임에 직접 참여해 스케줄을 조정했다. 지난주부터는 (전)효성이가 DJ를 맡은 '꿈꾸는 라디오' 등 출연과 함께 컴백에 따른 스케줄을 수행하고 있다. 앨범 발매와 함께 약 2주간 계획으로 앨범 활동에 노력할 것이다. 또 연내 앨범 발매를 위해 싱글 활동과 함께 곡 수집에 나설 것이다. 아마 걸크러시 매력과 자유분방함 등 내가 가진 다양한 모습들을 모두 보여주는 형태로 펼쳐질 것 같다.
-CEO로서의 행보도 궁금하다.
▲장르나 분야를 떠나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좋은 시너지를 나누고 싶다. 향후에는 걸그룹도 육성해보고 싶다. 최근 팬이 된 오마이걸이나 마마무, (여자)아이들 등 자신들만의 개성을 지닌 멋진 걸그룹이 너무 많다. 가창력과 댄스가 겸비된 실력파 걸그룹을 만들어보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늘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싱글은 '답답한 것을 해소하고 함께 즐기자'라는 뜻을 지닌 선물 같은 곡이니 많이 들어주시기 바란다. 또 CEO로서의 모습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