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미국·유럽 수입차 판매도 '곤두박질'

일본 수입차 판매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독일을 제외한 중소 수입차도 판매가 일제히 줄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일부 독일 수입차로만 수요가 몰리면서 브랜드 간 양극화와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차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7만77614대를 기록했다. 벤츠 8.6%, BMW 45.6%, 아우디 75.5%, 폭스바겐 929.5%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했으나, 독일 수입차를 제외하면 대다수 수입차는 역성장했다.

혼다 전시장 내부.
혼다 전시장 내부.

같은 기간 일본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62.2% 급감한 563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중상위권 유지하던 혼다와 토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는 지난해 불매운동 이후 올해도 판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피니티는 수입차 가운데 판매 하락 폭이 가장 높았다. 올해 1~4월 1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1% 급감했다. 혼다도 타격이 컸다. 혼다는 1154대를 기록하며 68.6% 하락하며 시장 점유율이 4.4%에서 2.2%로 낮아졌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톱3에 진입하며 호황을 누렸던 렉서스는 올해 들어 67.1% 감소한 1857대, 토요타는 54.9% 줄어든 1654대에 머물렀다. 닛산도 41.3% 감소한 813대에 그쳤다.

포드 링컨 전시장 전경.
포드 링컨 전시장 전경.

독일 메이저 브랜드를 뺀 미국, 유럽 수입차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주요 브랜드 지프는 전년 동기 대비 33.7% 감소한 2029대, 포드는 20.7% 줄어든 2381대를 기록했다. 캐딜락도 416대로 25.2% 감소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재규어는 27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4.1% 하락했고, 랜드로버 역시 1775대로 43.5% 줄었다. 프랑스 브랜드 푸조는 37.3% 감소한 700대에 머물렀다. 전년보다 26.0% 성장한 볼보를 빼면 거의 모든 브랜드 판매가 하락세다.

판매가 줄어든 일부 수입차 업계는 광고와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등 고강도 비용 절감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 직원 임금을 삭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주요 공장 셧다운 여파로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3분기부터는 판매 하락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독일과 비독일 수입차 간 판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올해 브랜드별 고른 판매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수입차 시장 규모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